개론으로 읽는 도시 ① 도시학개론으로 읽는 수원 경제자유구역
산업도시 수원에서 지식기반 혁신도시 수원으로
수원 경제자유구역은 단순한 기업 유치 사업이 아니라 제조업 중심 도시가 연구개발 중심 혁신도시로 전환하려는 도시 전략이다.
수원 경제자유구역은 하나의 산업단지 이름으로만 읽기에는 층위가 많다. 도시학개론의 관점에서 보면 이 의제는 산업, 인구, 교통, 전력, 교육, 생활권이 한꺼번에 다시 배열되는 도시 전환의 장면이다.
수원은 오랫동안 제조업과 대기업 기반 산업도시의 성격을 갖고 성장했다. 그러나 도시가 어느 순간 성숙 단계에 들어서면 단순한 생산시설의 확장만으로는 다음 세대의 경쟁력을 설명하기 어렵다.

산업도시에서 연구도시로 넘어가는 문턱
경제자유구역이라는 제도는 외국인 투자와 기업 유치를 돕는 장치이지만, 실제 도시에서 작동할 때는 더 넓은 의미를 갖는다. 연구개발 기능이 들어오고, 대학과 기업이 연결되고, 행정 지원과 생활 인프라가 따라붙으면서 도시의 작동 방식이 바뀐다.
특히 수원이 제시하는 방향은 AI, 반도체, 바이오, 연구개발이라는 키워드를 서수원 일대의 공간 변화와 묶는 데 있다. 탑동 이노베이션밸리와 R&D 사이언스파크가 따로 움직이는 사업이 아니라 하나의 혁신축으로 읽혀야 하는 이유다.
도시학에서 중요한 것은 기능의 집적만이 아니다. 집적된 기능이 시민의 생활권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가 더 중요하다. 연구소와 기업이 들어오더라도 주변 주거, 대중교통, 공원, 학교, 상권이 따로 논다면 도시는 분절된다.

도시 운영 능력이 사업의 지속성을 결정한다
수원 경제자유구역은 지정 여부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지정 이후의 도시 운영 능력, 행정 조정력, 기반시설 투자, 기업 유치의 질이 실제 성과를 좌우한다. 그래서 이 사업은 도시계획이면서 행정학의 문제이고, 산업정책이면서 생활정책이다.
전력 공급 협력, 외국교육기관 유치 협력, 광역교통망 검토 같은 사전 작업은 도시의 기초 체력을 만드는 일이다. 첨단 연구도시는 데이터와 실험, 인력 이동과 생활 편의가 안정적으로 받쳐질 때 비로소 작동한다.
시민에게 중요한 질문은 분명하다. 이 변화가 좋은 일자리와 지역 세수, 교육 기회, 생활 인프라 개선으로 돌아오는가. 경제자유구역이 도시 안의 닫힌 섬이 아니라 시민이 체감하는 성장 기반이 되어야 한다.

좋은 도시는 산업과 생활을 함께 설계한다
수원의 장점은 역사도시, 생활도시, 산업도시의 성격이 이미 한곳에 겹쳐 있다는 데 있다. 여기에 연구도시라는 새로운 이름을 더한다면, 수원은 과거를 지우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도시의 층위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미래를 설명할 수 있다.
경제자유구역은 결국 도시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온다. 사람은 어디에서 살고, 어디로 이동하며,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공공공간에서 머무를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할수록 수원 경제자유구역은 개발사업을 넘어 도시 모델이 된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만이 아니다. 지정 추진의 속도와 함께 시민 설명, 공공성 기준, 주변 생활권과의 접속, 장기 운영계획을 함께 세워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이 사업은 수원의 다음 도시 문법을 쓰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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