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간특수 | 넷시티진 | 입력 2026-05-27 14:47:25 | 조회 20 직접 작성

개론으로 읽는 도시 ② 건축학개론으로 읽는 첨단과학연구도시

연구소와 거리 사이의 도시 문법

첨단도시는 높은 건물 몇 개로 완성되지 않는다. 연구시설, 보행공간, 주거, 교육, 의료, 공공공간이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건축학개론으로 읽는 첨단과학연구도시는 건물의 높이보다 건물 사이의 관계를 먼저 본다. 연구소가 몇 동 들어서는가보다 그 연구소가 거리, 광장, 주거, 공원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가 더 중요하다.

첨단도시는 흔히 유리 외벽의 연구동과 깔끔한 업무단지로 상상된다. 하지만 진짜 경쟁력은 겉모습이 아니라 사람들이 우연히 만나고, 연구 아이디어가 흘러가고, 퇴근 이후의 생활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간 구조에서 나온다.

연구소와 거리, 광장, 주거, 공원이 서로 관계를 맺는 열린 연구도시의 공간 문법.
연구소와 거리, 광장, 주거, 공원이 서로 관계를 맺는 열린 연구도시의 공간 문법.

닫힌 연구소가 아니라 열린 연구거리

탑동 이노베이션밸리와 R&D 사이언스파크가 단순한 업무단지로 머물지 않으려면 저층부의 쓰임이 중요하다. 1층이 주차장과 출입통제 공간으로만 채워진 건물은 도시와 대화하지 못한다.

반대로 카페, 회의실, 전시공간, 시민 강연장, 소규모 창업공간이 저층부에 놓이면 연구단지는 거리의 일부가 된다. 건축은 연구자의 집중을 보호하면서도 시민과의 접점을 닫지 않는 균형을 찾아야 한다.

건축학에서 캠퍼스형 배치는 집중과 여유를 제공한다. 그러나 도시형 배치는 교류와 밀도를 만든다. 수원의 연구도시는 이 두 가지 장점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

공원과 보행축은 연구자의 일상과 시민의 생활을 잇는 첨단도시의 실험실이다.
공원과 보행축은 연구자의 일상과 시민의 생활을 잇는 첨단도시의 실험실이다.

공원과 보행이 연구도시의 실험실이 된다

첨단 연구도시에서 녹지와 보행공간은 장식이 아니다. 연구자의 점심시간, 시민의 산책, 어린이의 이동, 야간의 안전까지 포괄하는 생활 인프라다. 건물이 아무리 좋아도 사이 공간이 빈약하면 도시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

수원은 이미 수원화성, 광교호수공원, 일월·영흥수목원 같은 다양한 도시 풍경을 갖고 있다. 새로운 연구도시 역시 이런 도시 자산과 이어져야 한다. 연구시설 주변의 공원, 수변, 보행축이 생활권과 연결될수록 도시의 품질은 높아진다.

건축계획은 교통계획과도 붙어 있다. 역세권에서 연구동까지 걷기 좋은 길, 비가 와도 이동 가능한 동선, 자전거와 버스가 자연스럽게 만나는 진입부는 첨단도시의 일상적 경쟁력이다.

시민이 걸을 수 있는 저층부와 열린 공공공간이 연구도시의 첫인상을 만든다.
시민이 걸을 수 있는 저층부와 열린 공공공간이 연구도시의 첫인상을 만든다.

시민이 이해할 수 있는 도시 형태

도시의 큰 사업은 조감도만으로 설득되지 않는다. 시민은 그곳에서 무엇을 보게 될지, 어디를 걸을 수 있을지, 어떤 시설을 함께 쓸 수 있을지를 알고 싶어 한다.

그래서 첨단과학연구도시의 건축은 상징 건축물 하나보다 반복 가능한 생활공간의 품질을 더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 작은 광장, 쉬운 안내, 밝은 보행로, 열린 회의공간이 연구도시의 이미지를 만든다.

수원이 연구도시를 설계한다면 건물 총량보다 공간의 문법을 먼저 물어야 한다. 폐쇄된 산업단지인가, 시민과 연구자가 함께 쓰는 도시인가. 그 답이 수원 경제자유구역의 인상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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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기자 넷시티진

독자의 알 권리를 지키기 위해 현장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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